ADHD 비약물 치료, 뉴로피드백이 효과적

입력 2017-11-23 15:45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일주일 연기 된 23일에 치러졌다. 다음 해 수능에 응시하는 고등학교 2학년 철구(2000년생, 가명)는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임에도 요즘 들어 멍해지는 느낌이 자주 들고 책을 펴도 도통 집중이 되지 않는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니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니다. 원래 조용하고 한편으론 소심하기까지 한 철구는 친구들의 지나가는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도 쉽게 상처를 받을 정도로 예민했다. 무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에 항상 불안감을 보였고 행여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매우 실망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수지(가명)는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기 저기 사방을 뛰어다닌다. 책상에 수업을 들을 때도 손발을 꼼지락거리기 일쑤이고 수업 중 수업 맥락과 다른 엉뚱한 질문으로 주변을 난감하게 하기도 했다. 철구와 수지는 어찌 보면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같지만 두 학생 모두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수인재두뇌과학 목동센터 박은아 소장(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육부공인 심리학 중등정교사)은 “ADHD는 보이는 증상에 따라 충동형, 주의력결핍형, 혼합형으로 구분되는데 각각의 증상에 따라 치료방법과 그에 따른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들은 우선 자녀의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소장은 “철구의 경우 조용한 ADHD로 알려져 있는 ‘ADD(단순 주의력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는데, 종합주의력 검사결과 ‘선택적 주의력’에서 문제를 보였다”며 학령기 아동에 있어 선택적 집중의 대상은 주로 ‘선생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선택적 주의력’이란 선생님에게 집중하고 이 집중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라며 “선택주의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수업시간 동안 선생님의 말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반면 수지의 경우는 충동-과잉행동형 ADHD 증상을 보이고 있다. 박은아 소장은 “ADHD는 보이는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그 정도의 차이도 매우 크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몇 가지 모습만으로 ADHD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합주의력검사, 뇌기능검사, 행동평가검사, 감각통합기능검사(I.M) 등 다양한 객관적 요소들을 취합하여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같은 ADHD라도 증상이 매우 상이할 수 있는데 획일적인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과연 좋은 방법인지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뉴로피드백 훈련이다.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두뇌 훈련은 두피에 센서를 부착한 후 개개인의 뇌파를 분석하여 개별적인 훈련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뇌파를 조절할 수 있도록 두뇌 기능이 개선되는 원리이다.

뉴로피드백을 활용한 두뇌질환 치료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대학병원 등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활용되고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언어와 사고 실험실’ 연구협력기관인 수인재두뇌과학은 뇌기능 검사, 종합주의력검사 및 행동평가척도 검사 등을 통해 개별적인 훈련 프로토콜을 수립하여 주의력 부족과 과잉행동 또는 충동 증상을 개선하는 뉴로피드백, 바이오피드백, 감각통합훈련 등의 다양한 비약물 두뇌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정밀한 데이터와 함께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상담과정을 통해 행동에 대한 부모 등 주변의 이해를 높여주고 근본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분당센터, 평촌센터, 동탄센터, 목동센터 4개 지점을 직영 운영 중이다.

한편 수인재두뇌과학에서는 오는 11월 29일 11시부터 약 3시간 동안 평촌 롯데백화점 문화홀 2층에서 ADHD, 난독증, 학습장애, 발달장애 등에 대한 내용으로 무료 설명회를 개최한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