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발 총상에도 귀순 병사가 살아남은 이유…가까이에서 맞은 덕?

입력 2017-11-23 11:23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병사의 상태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고있다. 귀순 당시 수발의 총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아 ‘기적’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 가운데 귀순 병사가 즉사하지 않은 이유가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는 특수부대 관계자의 말을 빌려 귀순 병사 오모(25)씨가 살아남은 것이 가까운 위치에서 총을 맞은 덕분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유엔사령부가 22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북한 추격조는 오씨를 바로 뒤에서 쫓으며 총을 쐈다. 특수부대 관계자는 “50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총에 맞았다면 바로 사망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아 총알이 관통한 것이며, 먼 거리에서 맞았다면 내장 파열이 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판문점에서 귀순 병사를 추격했던 북한군은 88식 가철식 소총(AK-74)을 사용했다. 북한에서는 자동보총이라고 불리며 사거리가 50m를 넘어야 살상력이 극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군은 근접전투를 위해 이 88식 소총에 기존 탄환(7.62㎜)보다 작은 탄환(5.45㎜)을 사용한다.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쏠 경우 탄환이 몸을 관통해 지나가지만, 탄환이 관통하지 않고 신체 내부에 머물 때는 충격이 더 많이 전달되는 ‘대인 저지력’ 효과가 발생한다. 북한군은 이를 확대하기 위해 작은 탄환을 사용하는 것이다.

앞서 유엔사는 귀순 병사가 지프차량을 통해 72시간 다리를 건너 접근하는 장면, 북한군 추격조가 총격하는 와중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달려오는 장면,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JSA 북쪽으로 되돌아가는 장면 등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유엔사는 “북한군이 두 차례의 유엔 정전협정 위반을 했다”며 “이 조사에 대한 논의와 향후 본 사건과 같은 정전협정 위반 방지 대책 수립을 위한 회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