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대 납품업체 대만 폭스콘이 고교생 인턴들을 ‘아이폰Ⅹ’ 조립에 동원해 불법적인 연장근로를 시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FT는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일하는 고교생 6명을 인터뷰해 불법 연장근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하루에 11시간 정도 일한다고 증언했다. 중국에서 이 같은 초과근무는 불법이다.
현재 공장에는 정저우 도시철도수송고교 학생 3000명이 지난 9월부터 인턴으로 투입돼 일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6명은 17∼19세로 폭스콘 공장에서 의무적으로 3개월간 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이 3개월간 ‘근로 경험’ 명분으로 학생들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한 학생은 “학교가 강제로 이곳에서 일하게 했다. 여기서 하는 일은 공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Ⅹ 카메라를 하루에 1200개 조립하고 있다고 했다.
폭스콘 공장이 학생 인턴을 동원하는 것은 아이폰Ⅹ의 생산 지연 때문으로 보인다. 아이폰Ⅹ은 통상적인 새 제품 출시 시기보다 2개월 늦은 이달에야 출시됐다.
애플은 “조사 결과 중국 공장에서 인턴들이 초과근무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일하고 보상도 받았지만 초과근무가 허용돼선 안 된다”고 해명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일손이 부족한 8월부터 12월 사이 학생들을 대규모 고용해 왔다. 평상시 10만명인 종업원이 이때에는 최대 30만명까지 늘어난다. 폭스콘이 학생 인턴을 선호하는 것은 이들을 마음대로 고용하고 쉽게 자를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