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패럴림픽 G-100일(11월30일) 기념 세계 최초 한중일장애인예술축제 방귀희 대회장을 만나보니

입력 2017-11-22 22:23 수정 2017-11-22 22:24
『솟대문학』 발행인으로 오랫동안 장애인문학 발전을 위해 앞장섰던 방귀희(60·여)씨가 한중일장애인예술축제 대회장으로 부지런히 뛰고 있다. 


이 축제는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G-100일 기념으로 마련된 세계 최초로 한중일 3국이 한자리에 모여 펼치는 장애인예술축제이다.


방귀희 대회장은 22일 “이번 축제를 통해 첫째, 장애인의 문화 장벽을 없애고 둘째, 장애인예술의 수월성을 알리는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며 축제의 역할을 강조했다.

-『솟대문학』폐간 후 활동이 뜸했다.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지만 국내유일의 장애인문학지『솟대문학』폐간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유치하고 파렴치한 마구잡이식 행패였는지 분노가 치솟았었는데 이제는 솔직히 얼마나 못났으면 그랬을까 싶어 불쌍한 마음이 든다.

『솟대문학』폐간 뿐만 아니라 방귀희 이름으로 응모를 하면 정부 지원 사업에서 모조리 배제되었고, 기관장 면접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위원회 위촉에서도 몽땅 탈락되었다.‘위촉장에 소속을 뭐라고 쓸까요?’라는 질문을 받고도 참석 통지를 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보다 더 억울한 것은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 구성디렉터(작가)로 감독단들과 6개월 동안 기초 작업을 함께 하고 계약단계에서‘장관이 싫어하는 인물’이라고 해고 당한 일이다. 그 당시는 너무 너무 가슴 아팠지만 지금은 웃음만 나온다.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지난 2년반 동안 나는 사회적 사망 선고를 받고 식물인간처럼 살았다.”



-대회장을 맡게 된 배경은.

“너무 짓밟히니까 오기가 생겨 지난해 10월 새누리당 지명직 최고위원 제안이 들어왔을 때 거부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는 장애인비례대표가 없어서 장애인계가 많이 위축되어 있다. 국회 안에서 장애인의 목소리를 전할 사람이 없지 않은가.

비록 2달짜리 최고위원이었지만 그 시기가 마침 예산정국이라서 기회 있을 때마다 장애인 예산에 대한 설명을 하며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홍보 부족을 지적했었다.

이런 배경도 작용을 했겠지만 무엇보다 나는 30년 전 서울장애인올림픽에 작가로 참여하여 장애인올림픽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고, 블랙리스트만 아니었다면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구성디렉터로 일하고 있었을 것이니 가장 적임자가 아니겠는가.

또한 나는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 대표로 1000여 명의 장애예술인과 함께 우리나라 장애인예술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장애인예술 전문가이다.”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의 의미는.

“30년 전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될 때 언론에서“장애인올림픽 빨간불, 편의시설 0 점”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찾아올 장애인선수단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었다. 그 결과 지금은 곳곳에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장벽 없는 세상, 배리어 프리(barrier free)가 일반화됐다.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은 여전히 장애인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인식의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나는‘인식의 장벽을 문화 장벽’이라 표현하고 싶다.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건립 주민반대와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2018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유산(legacy)인‘문화 장벽 없애기’를 위해“내가 당신 뒤에#휠체어 first”라는 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첫째, 엘리베이터는 장애인 먼저, 둘째, 장애인에게 출입문 열어주기, 셋째, 장애인 보행자 앞에서 자동차 서행하기, 이런 작은 실천이 평창장애인올림픽을 성공시킬 것이다.”

-한중일장애인예술축제의 역할은.

“2018년 평창에 이어 2020년 동경, 2022년 북경으로 이어지는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각국이 장애인예술 교류를 하며 동북아시아에 화해 분위기가 형성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는 1만여 명의 장애예술인이 있는데 장애인체육에 비해 매우 낙후되어 있다. 정부예산도 장애인예술은 장애인체육의 10% 수준이고, 장애인예술 공간은 2015년 11월에 개관된 대학로에 있는 이음센터가 유일하며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는 정책은 전무하다.

이번 축제를 통해 장애인예술의 우수성을 알려서 장애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장애예술인지원법률」을 제정하려고 한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펼쳐지는 한중일장애인예술축제가 성공하려면 국민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8평창동계패럴림픽은 장애인의 문화장벽을 없애고, 장애인예술의 수월성을 알리는 문화올림픽이 되어야 대한민국 국민이 선진시민으로서 성숙할 수 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