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2개 수능 고사장에 ‘지진계’ 설치… 교육청 모니터링

입력 2017-11-22 17:50
(사진=뉴시스) 22일 경북 포항시 수능 대체 시험장인 이동중학교에 지진계가 설치돼 있는 모습

경북도교육청이 포항지역 12개 수능 고사장 건물에 각 1대씩 ‘지진가속도계’를 설치하기로 했다. 지진가속계는 여진이 발생했을 시 ‘가·나·다’ 3단계의 대응 기준을 판단하는 현장 감독관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된다.

성인 손바닥 정도 크기의 지진가속도계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건물의 흔들림과 규모 등을 표시한다. 그래프와 숫자로 건물이 어느 정도 떨리는지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표시한다. 고사장 한쪽 공간에 측정 센서만 따로 설치하면 돼 눈에 띄지 않아 수험생들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

경북도교육청 한 장학사는 중앙일보에 “포항 고사장의 12개 지진가속도계는 부경대학교 지질환경연구소가 운영하는데,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항교육지원청에서 수능 당일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피할지 등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뉴시스

교육부가 마련한 ‘가·나·다’ 지진 대응 기준 중 ‘가’ 단계는 진동은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으로 시험을 중단하지 않는다. ‘나’ 단계는 경미하지는 않으나 안전은 위협받지 않는 상황으로 이때에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한다. 진동이 멈추면 시험을 재개한다.

진동이 크고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에서는 운동장으로 대피한다. ‘다’ 단계에서도 진동이 멈추면 시험을 재개한다. 여진이 이어지거나 시험장의 피해가 있을 경우, 마련된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해 시험을 재개한다.

하지만 ‘경미한 진동’ ‘큰 진동’ 등 모호한 기준 때문에 감독관별로 판단이 달라져 현장에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교육청은 지진계를 설치하고 대피 여부를 포항교육지원청에서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또 23일 수능 고사장 밖에는 45인승 전세 버스를 대기시켜 고사장을 바꿔야 할 긴급 상황에 이용키로 했다. 12개 고사장에는 각각 4명씩의 소방관이 배치되며, 전문 심리상담가, 보건교사, 의료진도 대기한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