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우병우 비선보고'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 구속 기소

입력 2017-11-22 16:50 수정 2017-11-22 17:52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이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수사팀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국정원법상 정치관여·직권남용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추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동향을 불법사찰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비선으로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특별감찰관은 당시 우 전 수석의 '넥슨 부동산 특혜 매매' 의혹을 감찰하고 있었다. 추 전 국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의 세평도 수집해 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 우 전 수석이 추 전 국장을 국정원 2차장에 추천했지만 이병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이 추 전 국장에게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중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특별감찰관 사찰 및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최 전 차장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우 전 수석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추 전 국장은 이명박정부 국정원의 정치인·학자·연예인 비방 활동을 기획·실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1년 국익전략실 산하 사회팀장 재직 시절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좌파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 공세 차단’ 문건 제작에 관여했으며,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나체 사진 제작·유포에도 개입했다.

검찰은 지난 3일 한 차례 구속영장 기각 끝에 추 전 국장을 구속했다. 추 전 국장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한 혐의로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추 전 국장은 군 사조직 ‘알자회’ 회원으로, 최순실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추 전 국장이 2015년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을 최소 2차례 접촉한 사실도 국정원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