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하다 몸 휘청’…허둥대는 북한군 추격조(영상)

입력 2017-11-22 15:42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는 지난 13일 북한군 추격조의 ‘조준 사격’을 받고도 목숨을 건진 것으로 확인됐다. 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북한 귀순 병사 구조상황이 담긴 CC(폐쇄회로)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13일 오후 3시11분 귀순 병사가 지프 차량을 몰고 북한 구역의 ‘72시간 다리’를 건너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차량 헤드라이트를 켠 채 빠른 속도로 질주하던 귀순 병사는 군사분계선 인근에 도착했지만 차량이 배수로에 빠지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이 때는 북한군 추격조 4명이 인근 초소와 판문각에서 귀순 병사를 바짝 뒤쫓던 시점이었다.



차량이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귀순 병사는 곧바로 운전석을 벗어나 남쪽으로 필사적으로 내달리기 시작한다. 간발의 차로 북한군 추격조 2명도 차량이 있는 곳에 도착해 귀순 병사를 향해 사격을 시작했다. 이 중 1명은 ‘엎드려 쏴’ 자세로 조준 사격을 실시했다. 곧이어 추격조 2명이 추가로 귀순 병사를 향해 사격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영상에서 확인된 북한군 추격조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엎드려 쏴’ 자세는 취했지만 주변에 쌓인 낙엽 때문에 제대로 자세를 고정시키지 못한 채 허둥대는 장면이 포착됐다. 권총을 쏘던 추격조 1명은 낙엽 때문에 몸이 휘청거렸고, 4명 중 1명은 귀순 병사가 내달리기 시작한 뒤 약 6~7초 뒤에 사격을 시작했다. 추격조는 약 40발을 난사했지만 귀순 병사 몸에서 발견된 총상은 5~6발 정도였다.


귀순 병사가 끝내 MDL을 넘어가자 ‘엎드려 쏴’ 자세로 사격을 했던 북한군은 MDL 남측까지 넘어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MDL 월선을 의식한 듯 당황하며 다시 북쪽으로 돌아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