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귀순’ 北 정전협정 위반 2건, 따질 방법이 없네…

입력 2017-11-22 15:02

지난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한 북한 병사의 귀순 당시 북한 측이 유엔 정전협정을 두 차례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귀순을 저지하던 북한군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고, MDL 너머로 남쪽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북한 측에 정전협정 위반 방지책 수립을 위한 회의를 요청했다.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유엔사는 한국 미국 호주 뉴질랜드 요원으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판문점 귀순 과정을 조사했다. 스웨덴과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 요원들이 조사 과장을 참관했다. 22일 그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군이 군사분계선 너머로 총격을 가한 것과 북한군이 잠시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정전협정을 두 차례 위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과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유엔사는 북한군에 장성급회담을 요구하거나 전화통지문을 보내 항의했다. 그러나 유엔사와 북한군의 장성급 군사회담은 2009년 3월 이후 8년여 동안 열리지 않고 있다. 유엔사는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직후에도 북측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거부했다.

더구나 북한은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유엔사와 북한군 간 판문점 직통전화를 4년째 두절시키고 있다. 이번에도 북한은 유엔사의 정전협정 위반 관련 회의 요구를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 북측이 회의장에 나와야 따질 것을 따지는데 응하지 않으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 북한은 군사정전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판문점대표부라는 독자 기구를 만들어놓고 있다.

판문점에서는 유엔사와 북한군의 통신 채널도 끊겨 북한군에 항의통지문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간 확성기를 통해 북측에 통보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이번에는 구두로 북측에 통보했다. 유엔사 군정위 요원은 JSA 내 MDL 인근에서 조사 결과를 낭독했다. 북한군은 이 과정을 모두 녹화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