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람 혈액 1만2000CC 수혈”… 북한 병사 “고맙습네다”

입력 2017-11-22 14:18
(사진=뉴시스) 14일 오후 경기 수원 해당 센터에서 이국종 센터장이 귀순 병사의 병상에서 환자를 지켜보고 있다.

JSA 북한 귀순병의 몸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혈한 혈액 1만2000CC가 흐르고 있다.

22일 2차 브리핑에서 이국종 교수는 “우리 북한 청년은 비록 북에서 왔지만 국민 여러분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자기 팔 찔려가면서 수혈한 혈액 1만2000CC, 대한민국 국민이 수혈한 피가 몸속에서 세 번 돌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은 북한 병사에게 성인 3명 분량(약 1만2000CC)의 O형 혈액을 수혈했다. 대량 수혈에 따른 간 기능 악화에 대비해 특수 약물도 대량 투입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사실을 북한 병사에게도 알렸다. 그는 귀순병에게도 “이 순간 당신에게 수혈하는 피는 남한 사람들의 소중한 헌혈로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교수의 말에 병사는 “고맙습니다”하고 답했다고 알려졌다.


이날 2차 브리핑을 취소하고 심경을 토로한 이 교수는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현재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라며 “수술이 매우 잘 돼 회복이 아주 빠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격으로 인한 부상, 두 차례의 대수술 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병사가 치료에는 협조적이나 대화에 소극적이고 우울 증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다시 수술받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당분간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다 음식을 먹고 배변을 하고, 총상과 수술 상처에 후유증이 생기지 않으면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태가 더 호전되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이송 또는 향후 치료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