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이 22일 변호사들을 폭행하고 막말을 해 ‘갑질’ 논란을 일으킨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3남 김동선씨에 대해 “이번에는 엄히 처벌을 받아서 인생의 교훈을 받기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변협은 전날 폭행과 모욕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김 대한변협 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변호사가 아무런 잘못 없이 의뢰인에게 뺨을 맞고 머리채를 잡혔다는 보도를 보고 분노를 느꼈다”며 “변호사한테도 이런데, 힘 없는 국민들에게는 얼마나 함부로 할까. 이런 일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도덕하고 비뚤어진 재벌의 전형적인 갑질 사건이다. 돈이 있다고 경제적 약자나 자기보다 을의 지위에 있는 사람을 무시하고 폭행하는 천박한 행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김씨의 사과에 대해서도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김씨는 전과가 있다. 지난 1월 청담동 술집에서 만취해 위험한 물건으로 종업원 뺨과 머리를 때렸는데 6개월만에 또 만취해 유사한 범죄를 저질렀다”며 “이런 술버릇은 잘 안 고쳐진다”고 말했다. 당시 피해자인 법무법인 김앤장의 변호사들이 즉각 문제제기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로펌에서도 조직의 눈치를 봐야 하고, 신입 변호사 입장에서는 돌출행동을 하면 앞길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김씨가 나이 많은 시니어 변호사들에게는 감히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 폭행은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들이 원치 않으면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피해 변호사들이 상처를 입었다면 피해자들이 원치 않아도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며 “그날 여러 명이 앉아있었다. 그 변호사들이 모두 다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 않고, 처벌을 원하는 변호사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