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알려주고, 풀 것은 풀어주고, 정부 규제는 대신 나서서 해결하고…”
경기도 용인시가 관내 기업들의 애로를 행정력을 총동원해 해소 해 주자 기업들은 투자로 화답했다.
용인시는 21일 최근 3년여 동안 기업들을 안내하거나 직접 규제를 풀어 애로를 해소한 주요 사례 7건을 발표했다.
관련 사례를 공유해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 정책을 발전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시는 “이 기간 해결된 기업들의 애로는 20~30여년씩 묵은 것들이 적지 않다”며 “그만큼 공직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르면 적극 알려줘서 푼다=기업들은 정부와 각 지자체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회사가 급성장함에 따라 기흥구 보라동 314-1 일대 기존 연구소 확장과 신규 제조설비 투자가 시급했으나 기존 연구소는 자연녹지지역에 있고 일부가 공원으로 묶여 있어 신·증축이 불가능했다. 용인시는 민간이 공원용지 면적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토지를 타 용도로 개발할 수 있는 규정을 활용하고, 이곳과 가까운 이동면 덕성2산단에 제조시설을 갖추도록 조언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보라동 일대에 공원을 조성하고 남는 토지와 기존 연구시설 부지를 합쳐 23만1764㎡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연구시설을 확충키로 했다. 이처럼 용인시는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가능한 규정들을 찾아내 기업들을 도왔다.
◇풀 수 있으면 직접 풀어준다=용인시는 내부 검토를 통해 시 차원에서 풀 수 있는 규제는 적극 풀어 기업이나 기관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도왔다. 녹십자는 50여 년간 근거지였던 기흥구 구갈 역세권이 개발되자 백신공장은 전남 화순으로, 일반의약품은 충북 오창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지방이전 후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커 신규 사업인 셀센터 만큼은 본사가 있는 용인에서 추진하려고 했으나 기흥구 보정동 부지가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연구소 이외 용도는 들어올 수 없었다. 이 같은사정을 알게 된 용인시는 2015년 4월 녹십자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해 이곳에 셀센터를 열게 했다. 녹십자는 기흥구 이현로 30번길 107 일대 5만9216㎡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8층, 연면적 9만7093.5㎡ 규모 셀센터를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정부 규제도 대신 해결한다=용인시 일대는 수도권 규제나 팔당상수원 규제 등 중앙정부 차원의 덩어리 규제들이 이중삼중으로 얽혀 있어 기업들의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과의약품 전문업체인 태준제약은 해외매출이 급증해 처인구 남사면 북리 공장을 증설해야 했으나 84년 입주 때 준농림지역이던 이곳이 자연녹지지역으로 바뀌면서 건폐율이 40%에서 20%로 축소됐다. 용인시는 정부에 관련 규정 개정을 건의했고 정부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기존 공장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했다. 덕분에 태준제약은 대지면적을 당초 2만9216㎡에서 3만1254㎡로 늘려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용인시는 관련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대신 정부를 설득해 문제를 풀었다.
정찬민 시장은 “기업들을 유치하려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오십 번, 백 번이라도 찾아가야 한다”며 “기업 차원에서 풀 수 없는 문제들을 공직자들이 적극 풀어줘야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