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까지 내려오는 ‘롱패딩’ 열풍을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이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몇 년 전 교실을 뒤덮은 노스페이스 패딩이 떠오른다는 반응이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고등학교 식당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식판을 들고 줄을 선 학생들이 찍혔는데, 대부분 검은색 롱페딩을 입은 모습이다. “교복이네요”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롱패딩 열풍은 구스다운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3만개 한정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평창 롱패딩은 나올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웃돈이 붙어 팔리고 있다. 여기에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도 한몫 거들었다. 구매자들은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고 싶어서 샀다”고 입을 모았다.
롱패딩 인기가 예전 노스페이스 패딩에 버금가면서 일부에서 ‘신(新) 등골브레이커’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평창 롱패딩은 정가 14만9000원으로 저렴하지만 다른 브랜드는 30만원대 후반부터 1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이다. 2011년 20~70만원대였던 노패에 비하면 부담이 덜하다는 반론도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브랜드 패딩을 입지 않으면 무시당한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학교에서는 고가라는 이유로 롱패딩 착용을 금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이른 추위가 만들어 낸 롱패딩 열풍은 ‘신 등골브레이커’ 논란에도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이 내년 2월 9일 개막을 앞두고 있고, 겨울 한파도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