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근육 만들어주겠다”… 스테로이드 사용 10대 ‘근육 괴사’

입력 2017-11-21 16:42
YTN 캡처

헬스장 코치에게 구매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10대가 엉덩이와 어깨 근육이 괴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강원도 춘천의 한 공공기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19살 김모군은 “짧은 시간에 빠르게 근육을 만들어주겠다”는 코치의 조언에 올 8월 스테로이드 주사제와 알약 300만원 어치를 구매했다. 김군은 YTN에 코치가 “대회 참가를 권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약 권유로 넘어갔다”며 “자기가 쓰는 게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군이 약과 주사를 구매하자 코치가 직접 시범을 보였고, 김군의 엉덩이와 어깨에 주사를 직접 놔줬다. 이후 그는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했다. 하지만 근육이 늘기는커녕 주사를 맞은 부위가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괴사하는 부작용이 일어났다. 이에 김군은 한 달 가까이 엎드려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YTN 캡처

김군이 사용한 이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한 다른 피해자도 등장했다. 다른 피해자 A씨는 YTN에 “살 때는 저한테 비타민제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며 “유명 선수들도 사용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부작용을 한번 겪고 나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사용한 주사는 성분 표시나 구매처를 확인할 수 없는 약품이었다. 현행법상 스테로이드제는 처방전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고 일반인 판매가 금지돼 있다.

의료진은 근육 괴사엔 주사기 오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당 코치는 최근 직장에 사표를 제출했고, 김군은 코치를 형사 고발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