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32)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가장 오랫동안 입은 선수다. ‘주전 포수’ ‘강타자’에 앞서 롯데의 21세기를 상징하는 선수 중 하나였다. 강민호의 삼성 라이온즈 이적이 롯데 팬에게 작지 않은 충격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대결(0대 2 패)한 지난 8월 1일은 강민호가 롯데에 ‘기념비’를 세운 날이었다. 강민호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1455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현재 한화 이글스 코치인 김응국(51)이 현역 선수 때 수립했던 구단 내 최다 출장수 1454경기(야수 1440경기‧투수 14경기)를 경신했다.
그야말로 대기록이었다. 강민호가 2004년 롯데에서 프로로 입문하고 올해까지 14시즌 동안 누적한 출장수는 1495경기다. 그 사이 한 번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았다. 강민호 스스로에게는 물론 롯데 동료, 팬에게도 자부심이 될 수 있는 기록이었다.
아내 신소연(30)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신소연은 강민호가 구단 내 최다 출장수 기록하고 이틀 뒤인 8월 3일 인스타그램에 이례적으로 야구 이야기를 적었다. 그는 “시즌 중 야구와 관련한 글이나 사진을 올리지 않지만 오늘만은 꼭 기록하고 싶었다. 통산 1455경기 출장. 롯데 유니폼을 입고 가장 많이 경기한 선수. 짜릿한 순간이 많았던 만큼 아찔한 순간도 많았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켜 고맙고 존경한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부상 없이 야구하길 바란다”고 썼다.
남편의 시즌 일정 중 웬만해선 야구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던 그였다. 이 글은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남편을 언급한 마지막 글이 됐다. 롯데 팬들은 이 글을 보며 강민호의 활약상을 추억하고 서운한 작별인사를 건넸다.
강민호는 제2의 야구인생을 고려할 전환기에 팀 재건을 시작한 삼성을 선택했다. 삼성은 21일 구단 홈페이지에 강민호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계약을 마무리한 소식을 전하면서 단체복 점퍼를 입힌 사진을 공개했다. 삼성은 계약기간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연봉 총액 각 40억원)에 강민호를 영입했다. 강민호는 내년부터 네 시즌 동안 매년 연봉 10억원씩을 받고 삼성의 포수로 활약한다.
강민호는 롯데와 한국 야구대표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투수와 배터리를 구성하는 포수지만 타격도 남달랐다. 롯데에서 올해까지 14시즌 동안 1495경기에 출전해 1345안타 218홈런 778타점 타율 0.277을 기록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2013년 11월 롯데와 75억원에 재계약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구단 사상 최고액이었다.
신소연과는 2015년 12월 4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결혼했다. 두 사람은 2012년 8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홈경기에서 신소연의 시구를 계기로 처음 만나 지난 1월부터 공개적으로 교제했다.
신소연은 2011~2015년 SBS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다. 2014부터는 같은 방송사 아침프로그램 ‘모닝와이드'에서 시청자들을 만났다.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재원이다. 시청자들로부터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날씨 여신'으로 불렸다. 2015년 8월 28일 SBS 모닝와이드 2부에서 전한 날씨 예보는 신소연의 마지막 방송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