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5)이 다른 구단 팬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듣는 영상이 공개됐다.
17일 유튜브에는 ‘웨스트햄 팬에게 인종차별 당한 손흥민의 반응’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사람이 직접 찍은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에서 손흥민은 개인 차량에 탑승해 한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인을 받은 팬이 사라지자 영상을 찍던 남성이 손흥민을 향해 “이봐 친구”라고 소리 질렀다.
이어 “오후에 뭐 하나만 복사해 줄 수 있냐”며 “영화 ‘혹성탈출’ 하나만 구해줄 수 있겠냐”고 했다. 손흥민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무슨 소리냐”고 묻자 남성은 “DVD 말이야, DVD!”라고 소리쳤다. 이는 ‘불법 복제 DVD를 파는 아시아인’이라는 의미로,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인종차별 발언임을 깨달은 손흥민은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남성을 ‘쿨’하게 무시한 손흥민은 창문을 올리고 차를 출발시켰다. 남성은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난 웨스트햄 팬이다. 이 재수없는 X아!”라고 욕설을 날렸다.
이 영상은 영국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토트넘 측이 인종차별 행위는 무조건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며 “영상 속 인물이 누군지 확인되길 바라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상 속 남성이 팬이라고 밝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측도 성명을 통해 “웨스트햄은 어떤 인종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영상 속 행동에 대해 규탄하며, 이 같은 인종차별을 목격할 경우 구단으로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