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난 어묵 ‘재가공’… 군부대에 6~7년간 납품”

입력 2017-11-21 10:31
SBS 캡처

한 업체가 유통기한이 지나서 폐기 처분 해야 하는 어묵을 재가공해서 6~7개의 군부대에 납품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SBS에 경남의 한 어묵 제조공장 내부를 촬영해 제보한 한 제보자는 “불량품, 썩은 어묵 이런 걸 갖다가 다시 기계로 갈아 넣은 것”이라고 폭로했다.

해당 업체에서 일했던 이 제보자는 흰색 어묵 원료에 누런색의 직사각형 모양의 물체를 넣고 함께 섞는 영상을 보여주며 “유통기한이 지난 어묵을 냉동시켰다가 몰래 섞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SBS 캡처

또 다른 동영상에는 어묵이 가득 찬 상자와 한번 포장됐다가 뜯어낸 군부대 납품용 포장지가 쌓여있었다. 이는 유통기한이 지나 회수된 어묵을 재사용하는 과정이다. 상자에 담긴 폐기처분용 어묵은 대형 분쇄기로 잘게 다지는 작업을 거쳐 멀쩡한 모습의 어묵으로 둔갑한다. 이렇게 재활용한 어묵은 수년 동안 6~7곳의 군부대에 납품됐다.

그는 “여기 번들번들하잖아요”라며 “어묵에서 진이 나와가지고 상하기 전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쓰레기죠. 버리면 돈 주고 버려야 되는데, 여기다 넣어서 제조하면 돈 안 들어가고 거기에 대한 이익이 생기잖아요”라고 말했다. “군납품뿐만이 아니고 모든 물건을 이런 식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업체 측은 전 직원이 해고에 앙심을 품고 영상을 조작했다며 “미생물이 검출된 일부 제품을 살균 처리한 적은 있지만 어묵을 재사용한 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