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대형 촛불집회 그림이 걸린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임옥상 작가가 그린 ‘광장에, 서’라는 작품이다.
임 작가는 30호 캔버스(90.9㎝×72.7㎝) 108개를 이어 서울 광화문 광장의 촛불집회 현장을 담았다. ‘이게 나라냐’ ‘하야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든 군중들 사이에 노란색, 주황색 원형 패턴을 넣어 빛의 리듬감을 표현했다. 본래 작품의 가로 길이는 16m에 달하지만 청와대 본관 벽면 크기에 맞게 가로 11.7m, 세로 3.6m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은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임 작가의 개인전 ‘바람 일다’에서 공개됐다. 김정숙 여사는 지난 9월 전시회장을 찾아 그림을 관람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그림을 구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미 개인 소장가에게 팔린 작품이어서 소장가로부터 그림을 임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작가는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모두 문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던 임 작가는 지난해 10월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저항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광장에, 서’를 보고 “기념비적인 역사기록화다. 그 이상의 해설이 필요 없고 불가능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