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대구코넬비뇨기과 원장
필자는 대구라는 지역적 특성상 항상 무더위로 인해서 반팔로 다니다가 최근 급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로 인해서 반발위에다가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다니게 되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니라 여름-여름-겨울-겨울로 분명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화하는 것 같다.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오면 분명 비뇨기과에 내원하는 남성들은 증가한다. 날씨가 추워지게 되면 혈관기능이 수축되게 되고 이러한 혈관기능의 저하는 조루증, 발기부전의 성기능 저하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기온의 저하와 성기능저하의 연관성은 조루증, 발기부전 남성들이 태어난 달도 계절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대구코넬비뇨기과 통계로서 밝혀졌다.
필자가 조루증 남성 4654명을 태어난 시기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조사해본 결과 여름 출생자가 23%, 겨울 출생자가 28%의 분포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여름철보다는 겨울철에 태어난 남성일수록 조루증 발생위험이 더 높다는 뜻이다.
이 같은 상황은 발기부전 남성 276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발기부전 남성 중 여름 출생자가 22%, 겨울 출생자가 29%의 비율로 조사된 것이다.
성기능은 한마디로 ‘혈액순환’에 달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남성의 음경에는 스펀지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말랑말랑한 해면체가 3개가 있고, 성적인 자극을 받아 중추신경이 ‘발기명령’을 내리면 이 해면체가 부풀어 오르면서, 그곳에 평소의 7배나 되는 피가 쏠리게 된다.
이때 음경 정맥은 확장된 해면체에 눌리므로 해면체로 들어온 피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된다. 흔히 정력이라 말하는, 딱딱하게 팽창한 것의 실체가 바로 혈액순환의 작용인 것이다.
이처럼 혈액순환의 작용의 결과인 성기능은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는 남성들의 성기능저하도 더욱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하며, 추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발기부전, 조루증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증가하는 것이다.
발기부전, 조루증은 유전적요인 외에도 환경적요인을 포함한 아주 다양한 원인이 있다.
여름에 태어난 남성도 얼마던지 조루증, 발기부전이 발생할수 있다.
다만 성기능에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다른 계절에 태어난 남성보다 더욱 철저히 평상시 신체건강 관리와 더불어 스트레스를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계절별 본연의 성기능저하와는 전혀 다른 신체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