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10시 검찰에 출석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롯데홈쇼핑 재인가를 둘러싼 비리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다.
전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취재진에게 “다시 한 번 과거 의원 시절 전직 비서관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 드리지만 저는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 검찰에서 의문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전 전 수석을 상대로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대 후원금을 낸 경위, 전 전 수석 측근들이 협회 자금을 횡령한 배경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한국 e스포츠협회에 건넨 3억원대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전 전 수석의 비서관 출신 윤모씨 등 3명이 공모해 빼돌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이 3명은 모두 구속됐다. 협회 사무총장이던 조모씨가 구속된 3명의 범행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조씨도 구속했다. 조씨는 전 전 수석이 e스포츠협회장일 때 사무총장으로 함께 일했다.
검찰은 당시 윤씨 등이 협회에 아무런 직위를 갖고 있지 않았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윗선'의 개입과 영향력을 의심하고 협회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전 전 수석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전 전 수석은 당시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이자 롯데홈쇼핑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전 전 수석은 윤씨 등이 협회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되며 수사 대상으로 거론됐지만,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다 결국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전 전 수석은 사의 표명 당시 "과거 비서들의 일탈 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도 전 전 수석은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진술 증거 및 객관적인 자료 등을 토대로 전 전 수석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