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기업에 구의원 친인척들이 대거 포진했다는 보도가 나와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전현직 의원의 취업청탁은 있을 수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던 한 구청 시설관리공단 인사담당자는 자신이 전직 의원의 자녀임을 뒤늦게 시인한 인터뷰도 공개됐다.
JTBC는 서울 G구청 산하 시설관리공단에 전현직 지방의원 가족 5명이 재직 중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전현직 구의원 청탁에 의한 취업이 거의 95%”라며 “그들은 자녀들이고 일반인들은 본인의 선거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관계자는 또 “내정이 돼 있다고 봐야 한다. 서류 면접에서 5명 정도 떨어뜨리고 나머지 5명 가지고 면접을 한다. 그 사람 끼워서”라며 “그 사람에게 최고점수를 주면 한명 되는 거니까 서류상으로 표가 안 난다”고 부연했다.
서울 S구의 한 관계자도 “현재 시설관리공단의 10~20%는 친인척으로 봐야 한다”고 매체에 말했다. 서울 E구는 청탁 인사가 없다고 단언했지만 취재 결과 인사담당자 자신이 전직 의원의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E구 시설관리공단 인사담당자는 당초 취재진에 “구의원들이나 이런 거는 저희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은 인사담당자에게 “OOO전 의원 아드님이 계시다는 얘기가 있다”고 되물었고 이 담당자는 “예.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본인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사담당자는 ‘예’라고 답했다. 아니라고 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인사 담당자는 “공단 창립 멤버로 온 거”라고 답했다.
지난해 용산구에서는 전직 구의원과 아들이 나란히 산하 기관에 입사해 논란이 일었다. 아들은 대학교 2학년 재학 중 38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 탈락자 37명은 모두 대졸자였으며 24명은 경력자였다.
네티즌들은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입사 과정엔 내정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소식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공공기관 들러였구나” “신의 직장 임자는 따로 있었네” “내 노력이 허무하고 황망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