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냐”… EBS 수능 1주일 단기완성 ‘지진특강’?

입력 2017-11-18 13:58 수정 2017-11-18 14:15
EBS 특강처럼 제작된 이 광고는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를 풍자한 패러디다. 사진 속 남성은 배우 지진희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주일 연기로 관련 ‘가짜뉴스’가 떠돌고 있다. 인터넷 특유의 풍자를 담은 패러디지만 지진 피해자나 수험생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트는 수능 시험일을 닷새 앞둔 18일 ‘지진특강-1주일 단기완성’ ‘지구가 준 선물: 마지막 일주일을 불사르는 특강'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놓고 들썩거렸다. 일부 게시물은 교육방송 EBS의 특강처럼 합성돼 제작됐다. 교육기관이나 학원가에서 실제로 마련된 특강은 아니다.

이 게시물들은 일주일 미뤄진 수능에 맞춰 교육기관과 학원가에서 재빠르게 기획된 특강을 패러디할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학원은 수능 연기가 발표된 지난 15일 밤부터 특강 광고로 대대적인 홍보를 전개했다. 과거의 특강 광고를 지금의 것으로 속인 패러디도 쏟아지고 있다.

2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수능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지금 빨리 EBS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라’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게시물에는 ‘지진특강-1주일 단기완성'이라며 광고처럼 제작된 사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진 속 강사는 배우 지진희다.

지진희는 이름 탓에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자주 거론되는 인물. 우리나라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지진희 갤러리에선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회원들이 몰려 떠들썩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 개발자는 이에 착안해 지진희 갤러리에서 1분 안에 지진 관련 게시글 20건이 올라오면 텔레그램으로 알림을 보내는 서비스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현안에 어두운 수험생에게 혼란을 안길 수 있다. 이 게시물들 중 일부는 SNS에 뉴스 형태로 각색된 ‘가짜뉴스’로 배포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패러디가 여유와 풍자를 나타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가짜 뉴스로 변질되는 것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며 “지금처럼 수험생의 심리가 민감할 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