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17일 진앙 인근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천리 진앙 인근 논바닥에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났는 보도가 나왔다.
액상화는 강한 지진동에 의해 지하수가 주변 점토나 모래를 흡수하고, 이 흙탕물이 지표면 밖으로 분출되는 현상으로 건물 붕괴나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액상화가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일보는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날 포항 지진 현장을 점검한 결과 진앙 주변에서 액상화 흔적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액상화가 일어나면 건물이 물위에 떠있는 상태가 된다. 이번 지진으로 기울어진 포항시 대성아파트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연구팀은 “땅속의 흙탕물이 분출해 생긴 공간 탓에 지반이 뒤틀려 기울어지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에 밝혔다.
손 교수 연구팀이 진앙을 기준으로 약 2km 반경에서 흙탕물이 분출된 흔적을 발견했다고 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지진 발생 당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오르더라’는 주민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액상화 현상은 매립지 등 연약한 지반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대부분이 매립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포항 지진이 액상화에 의한 것인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