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고고학자들 “연해주 지역 고려, 조선유적·유물 출토 고려시대 국경 통설 뒤집어”

입력 2017-11-17 21:52 수정 2017-11-17 21:53
인하대(총장 최순자) 고조선연구소(소장 김연성) ‘조선사’ 연구팀은 러시아 과학원의 고고학자들을 초청, 두만강 이북의 러시아 영토인 블라디보스톡을 중심으로 한 연해주지역에서 확인된 고려·조선시기의 유적과 유물들에 대한 조사보고 및 토론회를 17일 인하대 6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했다.
인하대에서 17일 개최된 러시아 연해주지역 고고학 연구의 결과를 공유하는 토론회에서 러시아의 고고학자들이 고려와 조선시대 유물이 러시아 극동지방에서 출토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러시아고고학자들은 고려시대의 국경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러시아과학원 극동지소 극동제민족 역사학고고학민족학연구소’의 아르쩨미예바 연구원은 ‘연해주 지역의 조선시대(1392~1897년) 성에 대한 첫 번째 조사’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연해주에서 조선시대 유적이 발견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니끼친 연구원은 ‘피터 대체만 수역의 고려 및 조선시대 고고학 유적들’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고려의 국경사에 대한 기존 통설에 대한 논쟁에 불을 질렀다.

러시아 고고학자들은 연해주 지역에서 고대 한국 성의 특징인 석성과 고려자기 및 조선자기들이 다량으로 출토됨에 따라 한국사 연구에서 고려시대 국경선을 다시 연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해 한국의 역사학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고고학자들의 주장대로 두만강 너머 연해주에서 다량의 고려와 조선의 유적이 발견된 것을 근거로 할 경우 고려와 조선시대의 국경이 압록강에서 원산만을 잇는 통설은 수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 관계자는 “당시 사료들인 ‘고려사’나 ‘고려사절요’, 그리고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을 살펴보면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북방 국경선은 확실히 압록강이나 두만강 너머에 있었다”며 “그럼에도 지금까지 한국중세사학계에서 고려시대는 압록강하구에서 원산만으로, 조선시대는 세종 때에 와서야 두만강까지가 국경이었다는 학설을 고수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은 그들의 역사와 상관없음에도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있고, 중국 역시 전문 연구자들과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우리나라에서도 러시아 고고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국책연구과제로 고려시대의 국경연구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