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필로티 기둥이 무너지는 순간이 CCTV에 포착됐다(영상)

입력 2017-11-17 10:27 수정 2017-11-17 10:46
사진 = SBS 8 NEWS 캡쳐

15일 경북 포항시에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건물 1층 기둥이 부서져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사진이 확산됐다.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기둥이 꺾인 위험천만한 사진도 올라와 두려움을 더했다. 현재 출입 금지 조치가 내려진 해당 필로티 건물에는 공사 관계자들이 긴급 조치를 취하고 있다.

SBS가 16일 공개한 CCTV 영상에는 지진 당시 필로티 건물이 붕괴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카메라가 흔들린 지 3초도 되지 않아 필로티 기둥의 콘크리트가 상당 부분 부서졌다. 내부의 철골도 휘어지기도 했다.

필로티 구조는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세우고 개방해놓은 건축 형식을 뜻한다. 1층에는 기둥이 있으나 상부층에는 기둥 없이 벽체만 있어 지진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사생활 보호와 층간 소음 갈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각광받았다. 특히 2002년 주택 주차 기준이 강화되면서 필로티를 세워 지상 주차장을 만드는 게 크게 유행했다.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진 발생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모든 주택’,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 이상 건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이미 지어진 필로티 건물들에 내진 설계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구조 검토를 한 뒤 필요하다면 기존 주택에 대해 내진설계를 의무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민간 영역이라 금전 부담이 크다”며 “우선 보유 주택의 안전진단을 받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