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왼쪽 눈 거의 실명 상태”…36시간 연속으로 일해

입력 2017-11-17 10:22
뉴시스

JSA 북한 귀순 병사의 수술을 담당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 교수. 외상의사 15년, 36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삶을 반복하며 환자를 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교수의 건강 상태가 세간에 알려졌다. 올해 9월 한겨레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의 왼쪽 눈은 거의 실명됐다.

교통사고, 추락사고, 자상과 같은 중증환자들에게 사고 후 1시간은 생사를 가르는 ‘골든아워’다. 그리고 이들을 집도하는 이국종 교수는 매일 닥터헬리에서 환자를 수송해 수술실에 들어가 수시간에 걸친 수술을 집도한다.

“살려야죠, 살려야 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중증외상환자들의 수술을 담당하는 이 교수는 주말도 휴일도 없이 일한다. 36시간 연속으로 밤새워 일하고 잠시 눈을 붙인 뒤 다시 36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생활을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1년에 200번 닥터헬리로 환자를 이송하고, 헬기 안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해내며 과중한 노동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이 교수의 건강은 악화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현장에 갔다가 오른쪽 어깨가 부러졌고, 왼쪽 무릎은 헬기에서 뛰어내리다 꺾여서 다쳤다.

2년 전 직원건강검진에서는 왼쪽 눈이 실명된 사실을 발견했다. 망막혈관 폐쇄와 파열로 80대 당뇨병 환자가 걸리는 병이다. 이마저 관리를 하지 않으면 오른쪽 눈에도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알고 있어도 생활 패턴을 바꿀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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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는 13일 오후 4시50분께 아주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로 옮겨진 JSA 귀순 북한병을 살리기 위해 5시간에 걸친 1차 수술을 진행했다. 그리고 15일 3시간30여분 동안 2차 수술을 집도했다. 북한군 병사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진정제와 함께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 기계호흡 중이다.

의료진은 일주일가량 병사의 활력 징후나 복부 봉합 부위 등을 지켜본 뒤 상태가 나아지면 진정제 투여를 중단하고 호흡 장치도 제거할 계획이다.

1·2차 수술을 통해 상태가 심각했던 내장 부위에 대해 응급조치를 마친 의료진은 양팔과 다리 부위에 있는 총상과 부서진 골반 등에 대해서는 정형외과·성형외과 수술을 이어갈 방침이다. 병원 측은 환자 상태를 지켜본 뒤 다음 주에 추후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3일 오후 3시31분께 판문점 JSA로 귀순한 병사는 군사분계선(MDL) 남측으로 50여m 떨어진 지점에서 복부와 우측 골반, 양팔, 다리 등에서 5곳 이상의 총상을 입고 우리 군에 의해 구출됐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