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가 故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들은 ‘논두렁 시계'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16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시사 프로그램 ‘썰전'에서는 최근 불거진 청와대 관련 인사들의 검찰 수사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지난 13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롯데홈쇼핑 재승인 관련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상황이 재현됐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유시민 작가는 “‘논두렁 시계' 사건의 문제점은 국정원이 검찰수사에 관여했는가에 있다”며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국정원장이 대검중수부장을 만나 불구속 수사 의견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도 개별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를 못하게 되어 있다”면서 “만약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전임 대통령을 구속하면 안된다' 판단을 했다면 법무부 장관을 통해 검찰 총장에게 의견을 전달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시민은 “두 번째 문제는 내용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박연차 회장이 회갑을 맞은 노 전 대통령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노건평 씨를 통해 명품시계를 줬는데 노건평씨는 노 전 대통령이 화를 낼까봐 가져다주지 못하고 퇴임할 때까지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퇴임 후 봉하마을로 오시니까 권양숙 여사에게 줬고 권 여사가 받아서 감춰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지원 복사 건으로 봉하마을에 압수수색을 들어온다는 얘기가 있어서 노 전 대통령이 재산목록을 만들다가 시계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노 전 대통령이 크게 화가 나서 망치로 깨서 버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시민은 또 “‘논두렁에 버렸다' 등의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논두렁에 버렸다는 이야기는 언론이 조장했다”며 “기자들이 얘기하는 것으로는 검찰에서 들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대통령 지시로 수사에 관여했다는 건 추정일 뿐이다. 당시 청와대에서 ‘전직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흐름이었는데 검찰이 구속수사를 주장했다”며 “이 흐름을 아는 국정원 직원이 검찰에 전달했을 수도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