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문자 내 휴대폰엔 왜 안왔지?

입력 2017-11-17 07:06

15일 포항 지진 시 긴급재난문자가 지난해 경주 지진 때보다 신속하게 발송됐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상당수는 문자메시지함 설정에서 긴급알림을 꺼놨거나 재난문자가 올 때 휴대폰을 껐다 켰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다른 기술적 문제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행정안전부는 긴급재난문자 미수신의 주원인이 휴대폰 설정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자메시지 긴급알림 설정을 ‘사용 안함’으로 체크해 뒀다면 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다. 통신사 관계자도 “대부분 단말기에서 재난 알림을 설정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체크하지 않은 분들이 문자를 못 받은 걸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긴급알림 설정을 켜놨는데도 문자를 받지 못한 이들이 있다. 삼성 갤럭시S6 모델 사용자인 직장인 박모(26·여)씨는 두 차례 발송된 포항 지진 문자메시지를 모두 받지 못했다. 긴급알림 설정을 확인해봤지만 재난문자를 받도록 설정돼 있었다.

재난문자가 발송되는 순간 단말기 전원을 껐다 켜는 등 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면 박씨처럼 문자를 못 받았을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지국에서 일괄적으로 단말기에 긴급재난문자를 쏘는 형태라 당시 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면 문자가 안 왔을 수 있다”며 “이후 문자가 재발송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이전 제조된 4G 휴대전화나 3G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기술적 문제로 긴급재난문자를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안전디딤돌’ 앱을 깔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했다는 민원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