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 재단과 유사한 e스포츠협회…전병헌 수석 결국 사의 표명

입력 2017-11-17 05:14

한국 e스포츠협회의 자금을 유용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앞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전 수석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며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정무수석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고 다하려 했지만 결괒거으로 누를 끼치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또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 가시는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 직을 내려놓는다”며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전 수석의 전직 비서관이 구속되면서 전 수석에 대한 소환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내주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직·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세워 각종 이권을 도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유사한 구조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수석이 국회의원 시절 1년 가량 비서와 인턴들에게 매달 100만원씩 지급한 급여가 협회 자금에서 흘러나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