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보고된 적 없는 단층서 발생”

입력 2017-11-16 17:40 수정 2017-11-16 17:41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 이날 오후 2시까지 총 43차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관측 이래 한반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으로 기록된 경북 포항 지진이 보고된 적이 없는 단층에서 나왔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역대 최대 규모였던 경주 지진보다 진원 깊이가 얕아 상대적으로 진동의 세기가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전날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의 진앙 분포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본진 단층면을 해석한 결과 포항 지진은 북북동 방향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기존에 지표면상에서 보고된 적이 없는 단층”이라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이란 두 개의 지층이 좌우방향으로 미끄러져 형성돼 일어난 단층이다. 좌우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 가운데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단층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 지진이 발생한다. 포항 지진의 경우 진원지 서쪽의 지반(상반)이 동쪽 지반(하반)을 타고 올라가는 역단층으로 진해 지진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속해서 변위가 일어나거나 비교적 최근 변위가 일어난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하는데,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대표적이다. 이번 지진이 일어난 진앙 서쪽에는 양산단층이 있지만 직접 연결되진 않아 포항 지진은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연구원 측은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지진 유발단층은 지표면상에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포항고등학교 인근 학원 근처 담장이 무너졌다. 사진=뉴시스

이번 지진은 역대 최대인 5.8 규모의 경주 지진보다 진원의 깊이가 얕아 상대적으로 지표면 부근의 진동 세기가 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고주파수 진동이 발달했던 경주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중저주파수 진동이 발달해 피해가 더 컸다. 고주파 지진의 경우 진동 주기가 짧아 흔들리는 시간이 짧고 구조물에 피해를 적게 주지만, 중저주파는 단층 운동속도가 느려 진동 주기가 길어 그만큼 피해도 많이 줄 수 있다.

특히 진앙지인 경북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점도 피해 규모를 키웠다. 연구원은 “지진파가 퇴적층을 증폭시켜 구조물 손상을 포함한 지진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