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째 재판 보이콧 상태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외부 병원을 찾았다. 지난달 16일 변호인단 총사퇴 카드를 꺼내든 후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에 나선 건 처음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도 같은 날 심장 통증을 호소해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이 오후로 연기됐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는 등 건강관련 검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오전 9시쯤 외부 진료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이) 병원에 갔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최씨도 심장 통증과 가슴 압박 증세가 있다며 “오전 재판에 나오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냈다. 최광휴 변호사는 “최씨가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심장이 뛰어서 (오전엔) 병원에도 못 가고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 최씨는 건강 상태를 묻는 재판부 질문에 “괜찮다”고 했다.
국정농단 핵심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끊임없이 건강 문제를 거론해 왔다. 특히 구속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에 이르면 호소는 더 간곡해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15일 자신의 보석을 위한 심문기일에서 “수감 생활에 대비해 허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구치소에서 아침 식사 후 식기를 설거지하기가 힘들어 밥을 굶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안 전 수석과 최씨 모두 2차 구속 기한이 19일 만료된다.
양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