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났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처음 닥친 대형 재난재해 상황에 대처해야 했다.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정부의 대응이 ‘부실’ ‘늑장’ 논란을 빚은 터였다.
이번에도 여건은 쉽지 않았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순방 귀국길 비행기 안에 있었다. 전국에서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시점에 지진은 한반도를 흔들었다. 그것도 원전이 밀집한 동남권을 강타했다.
청와대는 16일 오후 각 부처 지진 발생 후 취한 조치들을 취합했다. 긴급 재난 발생 24시간이 되는 시점에 ‘중간 점검’을 한 것이다. 17개 단락으로 짧게 정리된 ‘참고자료’ 문건에는 지진 발생 후 주요 고비와 그에 대처한 정부의 움직임이 일목요연하게 담겼다. 국민이 ‘안전’을 맡긴 이 정부의 긴급 상황 대처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다.
◇ ‘포항 지진 대처 관련 참고자료’ 전문
□ 15일(수) 14시29분경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상황 접수·보고·전파가 이뤄졌음.
- 14시29분 기상청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지진 발생 상황을 통보하였고, 14시30분 CBS(Cell Broadcasting Service)를 통해 국민들에게 재난정보를 발송함.
- 14시30분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행안부 장관·차관에게 유선 보고하였고, 14시31분에 청와대(위기관리센터, 국정상황실)와 총리실에 유선 보고함.
- 14시32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후 중대본) 가동을 위한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14시43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함. (지진 규모 5.0 이상(해역 5.5 이상) 중대본 1단게 구성)
- 14시34분 중대본은 청와대와 총리실 등 유관기관과 행안부 관련자들에게 문자로 상황을 전파함.
□ 15시6분 총리는 행안부·문체부·산업통상부·국토부·과기정통부·교육부 장관, 기상청장 등 관련부처에 ‘전 행정력을 동원해 피해자 구조 지원에 만전 기하라’고 긴급 지시하고, 16시30분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대처 상황을 점검함. 17시33분 총리는 ‘수능시험에 차질이 없도록 시설 등 긴급점검하고, 주요 시설 종사자 비상대기하라’고 특별 지시함.
□ 총리는 16일(목) 08시 포항 지진 관련 긴급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지진피해상황 종합보고 및 향후 대책(행안부)’ ‘원전․산업시설 피해상황 및 안전대책(산업부·원안위)’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리대책(교육부)’ ‘철도 교통 등 주요 기반시설 피해상황 및 관리대책(국토부)’ 등 지진피해 수습상황 및 대책 등을 논의함.
□ 부처별 주요 조치사항은 다음과 같음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행안부 장관은 15일(수) 14시50분 ‘인명·재산 피해 최소화를 철저하게 하라’고 지시함. 행안부 장관은 18시 경북 포항지역 현장점검을 실시해 이재민 대피소, 시청 상황실 등을 방문하고, 학교시설 등 안전 여부를 점검함.
- 행안부는 15일(수) 15시 시설물 안전 조치를 위해 「현장상황관리관」을 긴급 파견하고, 15시9분 지자체와 영상회의 개최 등을 통해 상황을 전파함.
- 17시 행안부 재난관리정책관이 지진 발생 관련 1차 언론브리핑을 실시하고, 17시4분 5개 시·도에 지진피해 시설물 위험도 평가단 운영을 요청함.
- 16일(목) 02시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중앙 지진피해원인조사단」 운영 계획 수립을 요청함.
- 16일(목) 10시30분 재난관리정책관, 2차 언론 브리핑을 통해 포항 지역의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특별교부세 우선 지원 및 특별재난지역 지역 등 검토 방침을 밝힘.
- 포항시는 15일(수) 14시40분, 경주시는 14시31분, 구미시는 14시40분에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이후 지대본)를 가동해 응급구호세트, 모포, 물·빵·우유, 급식차 및 컵라면 등을 지급하고, 재해취약시설을 점검함.
- 교육부는 15일(수) 20시20분 2018학년도 수능시험을 16일에서 23일로 1주일 연기를 발표함. 이에 따라 교육부는 중앙민관협력위원회 건축구조기술사회와 함께 오늘부터 ‘수능시험장 대상학교를 우선 점검’을 추진하기로 함.
- 국토부는 15일(수) 14시35분 중앙사고수습본부(이후 중수본)를 운영하고, 도로 철도 항공 수자원 분야에 총 5938명 규모의 시설물 점검단을 긴급 투입함.
- 산업부는 총리 지시로 15일(수) 17시 한국수력원자력 등 산하기관 비상체계 유지 조치함.
- 원안위는 15일(수) 15시45분 월성원전 긴급점검을 실시하고, 16시에 지진상황반을 가동함.
- 해수부는 16일(목) 오전 항만시설 현장점검 및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14개 국가어항 긴급 점검함.
- 환경부는 16일(목) 04시 현재 상하수도‧폐수처리장 파손·균열, 화학물질 누출 등 총 52건 중 39건 정상 가동토록 했고 13건 복구작업을 계속 진행함.
- 그 외에도 농심품부, 고용부, 국방부, 기상청, 경찰청, 산림청, 문화재청 등 지진피해 상황점검 및 대책 수립 실시함.
□ 포항시 피해액이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자치단체 국고지원기준 피해액의 2.5배 초과, 포항시의 경우 90억원) 이상으로 확정될 경우, 법정 절차를 거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할 계획임.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