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지진 불안, 수능 연기 불안 수험생 스트레스 주변과 나누세요

입력 2017-11-16 10:39

김은주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했다. 

놀란 가슴을 겨우 쓸어내리자마자 오후 4시 49분 인근 지역에서 규모 4.6의 지진과 여진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 

16일로 예정된 대학능력시험으로 초조해하던 수험생들의 마음에 불안감이 더해졌다. 건물이 흔들리고 물건이 떨어지고, 심지어 건물 외벽에 금이 가고 땅이 갈라지는 지진상황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주기 마련이다. 직접 경험은 말할 필요도 없다.

수험생의 불안은 걱정에서 현실이 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하루 앞두고 초긴장 상태인 수험생의 심리적 충격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수능시험이 미뤄져 불안한 수험생들이 앞으로 1주일을 잘 대처해 정신건강은 물론 시험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을 소개한다.

1. 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이자.

두려워하는 시험이 연기된 것에 대해 안도하면서도 오는 1주일을 초긴장 상태 속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에 짜증과 허탈감을 느낄 것이다. 자연재해로 인해 연기된 것이므로 불가피한 상황임을 받아들여야한다. 1주일간 부족한 공부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 대해서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보자.

2. 그동안의 페이스를 유지하자.

연기된 1주일의 기간은 시험 결과에 대해 생각하며 초조해 하기 보다는 ‘최선을 다해 나 자신에 대해 후회 없도록 하자’라는 생각을 가져보자. 남은 시간도 시험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지난 1주일과 다름없는 일상을 유지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공감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수험생의 심리 상태는 극도로 긴장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누어야 한다. 나만 느끼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모두가 겪을 수 있는 상황임을 파악하여 부담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들도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다만, 나의 불안감을 같이 나누고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수험생의 마음을 헤아려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