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부상 57명·이재민 1536명’… 경주지진 ‘23명·111명’

입력 2017-11-16 08:06

15일 발생한 규모 5.4 ‘포항 지진’으로 57명이 부상하고 이재민 1536명이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이 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의 피해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당시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이틀 뒤 부상자 23명, 이재민 111명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 포항지진, 시설 피해 1197건

중대본에 따르면 포항 지진 이재민은 15일 오후 10시 집계보다 200명 넘게 늘어났다. 밤새 여진이 이어지면서 추가로 대피한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포항 흥해 실내체육관 등 27곳에 대피해 있다. 부상자 중 10명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잠정 집계된 민간인 시설 피해는 1197건이다. 이중 주택 피해가 1098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완파도 3건 발생했고, 반파 219건, 지붕 파손 876건 등이었다. 상가 84곳, 공장 1곳도 피해시설에 포함됐다. 지진으로 부서진 차량은 38대였다.

도로 상수도 철도 항만 문화재 등 공공시설도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학교 건물 균열 32건을 비롯해 영일만항 등 3개 항구에서 13건 콘크리트 균열 피해가 발생했고, 국방시설 38곳도 피해를 봤다. 대구∼포항 고속국도 교량 4곳의 받침이 손상되는 등 11곳이 파손됐다. 상하수도 시설 6곳, 상수관 누수 45건 등의 피해도 접수됐다.

수능을 1주일 연기한 정부는 이날 포항지역 수능시험장인 학교를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에 들어간다. 오전 8시 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행정안전부 등 11개 부처 장관이 회의를 열어 지진 대응책 및 향후 계획을 논의한다. 오전 10시부터는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도 열린다.


◇ 경주지진, 시설 피해 1118건→5120건

경주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오후 8시32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했다. 규모 5.8로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었다. 규모 5.1의 전진(前震)이 먼저 있었고, 약 50분 뒤 규모 5.8의 본진(本震)이 발생했다.

당시 국민안전처는 지진 발생 이틀 뒤인 9월 14일 부상자가 23명, 이재민 111명, 재산상 피해는 1118건이라고 발표했다. 다음날인 9월 15일 집계된 재산상 피해는 5120건으로 증가했다. 경주와 울산에 피해가 집중됐다. 유형은 지붕·담장·차량 파손과 건물 균열, 수도배관 파열 등이었다.

경북 지역에서 측정된 경주 지진의 진도는 6이었다. 포항 지진과 같다. 진도 6은 지역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고 가옥이 심하게 흔들리며 무거운 가구가 움직일 정도의 중진을 뜻한다. 당시 본진의 진동은 전국 대부분 지역은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도 감지됐다.

여기에 본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후인 9월 19일 오후 8시33분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다시 발생했고, 9월 20일에는 여진 횟수가 400회를 넘어서면서 공포를 키웠다. 정부는 9월 22일 경주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지진 피해 때문에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기는 처음이어었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으로 대규모 피해를 본 지역의 신속한 구호와 복구를 위해 대통령이 선포하는 지역을 말한다. 포항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16일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학 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