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주일 연기… 교육 전문가들 “평소 패턴 유지해야”

입력 2017-11-15 20:55

교육부의 대학 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 했지만 대체적으로 잘 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여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시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지진 직격탄을 맞은 포항 지역 수험생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주일 간 평소 공부했던 대로 생활패턴을 유지하며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5일 수능 수험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 “다들 지진 때문에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험 도중 여진이 느껴지기라도 할 경우 걱정 때문에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 게 뻔하다”며 “교육부 결정은 잘 한 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맘카페에도 수험생 학부모라고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도 “조금 전까지 여진이 있었는데, 수능 시험을 치다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며 “무엇보다 포항지역 학생들이 불안해서 시험을 제대로 치르겠냐”고 했다.

반면 충북 청주의 윤모(17양)은 “내일을 위해 몸의 리듬을 다 맞춰놨는데 답답하다”며 “주변에 내일 수능을 예상하고 문제집을 다 버린 친구들도 많고, 주말 논술 시험이 있는 대학도 있는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카투사에 복무 중인 조모(22)씨 “전공을 바꾸기 위해 군대에서 수능 준비를 다시 했다”며 “이번에 수능을 치기 위해 휴가까지 냈는데 황당하고 무척 허탈하다”고 말했다. 춘천의 수험생 강모양도 “독서실에 공부하다 발표 내용을 들었다”며 “분노한 학생들 사이에서 욕설도 오가는 등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향후 대학 전형 일정도 일괄적으로 조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시 수능 일주일 전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머릿속에 새로운 것을 넣기 보단 그간 공부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이 났다”며 “학생들이 공부가 손에 안 잡힐 수 있지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수능이 연기됐다고 생각하지 말고, 수능 일주일 전이라고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한다”며 “심약한 수험생들은 더 떨리는 기간이 일주일 더 가니까 공부가 손에 안 잡히겠지만 당장 일주일 공부 계획표를 짜서 실전연습 위주로 실천해 나가면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웅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