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에 ‘네 기둥 폭삭’… ‘필로티 다세대’가 위험하다

입력 2017-11-15 17:30 수정 2017-11-16 09:09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경북 포항에서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피해 상황 중 한 장의 사진이 시민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 사진은 온라인 상에서 ‘실화냐’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퍼졌다. 다세대 주택을 찍은 사진에는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네 개의 기둥 중 세 개가 금이 가 철근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심지어 기둥 세 개는 거의 무너진 상태였다. 기울어진 건물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이 사진은 진앙과 인접한 포항 북구 장성동에 사는 시민이 SNS에 올린 것으로 1층이 필로티인 다세대 주택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진을 공개한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다가 죽을뻔 했다”고 했다.

지난해 9월12일 경주 인근에서 기상청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5.8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필로티 구조의 다세대 주택은 지진에 가장 취약한 건물로 지목됐었다. 기둥만 있고 벽체가 없어 지진 충격이 고스란히 기둥으로 전해져 붕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KBS 영상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기둥으로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필로티 구조의 안전성은 40년 전 지어진 주택과 동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필로티 구조는 지진이 났을 때 기둥으로 받치고 있는 쪽이 좌우로 흔들리며 건물이 비틀리기 때문에 붕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세대 주택은 2016년까지 지난 5년간 50만호 이상 지어졌고 그 중 대부분이 1층이 상가이거나 필로티 구조이다. 건축구조 심의 대상인 6층 이상 고층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필로티 다세대 거주자는 항상 ‘무너지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서민들이 주로 사는 저층 다세대 주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건물을 구조 심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