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2시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22분쯤 두 차례에 걸쳐 규모 2.2, 2.6의 미세한 지진이 감지 됐으며, 이후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부산은 물론 서울 도심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여진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진의 위험이 있으니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집적지에 둘러싸인 포항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에는 국내 상업운전 중인 원전 24기 중 절반인 12기가 배치돼 있다. 포항을 기준으로 위로는 한울 1~6호기, 아래로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12기 원전이 위치해 있다. 지난해 경주에 이어 이번 포항까지 지진이 발생하면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원전 밀집 지역에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경북도는 지난달 29일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정부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 확대 방침에 따라 원자력시설 주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변경해 원전 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강화했다.
원자력시설 주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은 기존 원전반경 8~10㎞에서 '예방적 보호조치 구역'(반경 3㎞ 이상 5㎞ 이하), '긴급보호 조치계획 구역'(반경 20㎞ 이상 30 ㎞ 이하)으로 확대·세분화 됐다. 확대된 방사선비상계획구역으로 인해 경주는 물론 포항 등 4개 시·군 읍면동이 상당수 포함돼 주민보호를 위한 장비·시설 등이 지원될 계획이다.
한수원은 방사능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교통통제, 주민상황 전파, 옥내대피·소개, 방호약품 배포 및 구호소운영 등 주민보호 조치 관련사항 중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훈련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한편 한수원은 이날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과 관련, 월성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포항 인근 고리 2호기와 신고리 2호기 등 운영중인 전국 24기 원전 모두 정상 운영 중이며, 현재 예방정비 중인 8기 원전을 제외하고 모두 가동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진앙지에서 약 45㎞ 떨어진 월성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월성 1호기에서 경보가 발생해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현재까지 설비 고장이나 방사선 누출은 없지만 정밀분석 뒤 후속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중저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포함해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이번 지진의 영향으로 출력감발 혹은 수동정지한 원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안전정책국장 주재로 상황판단회의를 오후 3시10분에 열고 지진관련 영향을 점검하고 상황관리 및 후속 대응조치 등을 논의했다.
원안위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안전성 확인을 위해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월성 원자력발전소로 사무처장과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를 파견하여 점검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