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내서 지진 상황 보고 받아… 귀국 즉시 ‘수보회의’

입력 2017-11-15 15:41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5일 귀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돌아오는 기내에서 ‘포항 지진’ 발생 상황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도착 즉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점검키로 했다.

청와대는 15일 “문 대통령이 귀국하는 즉시 수보회의를 열도록 소집 지시를 했다”며 “문 대통령은 지진 발생 직후 공군1호기에서 국가위기관리센터로부터 지진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각 부처에 ‘긴급지시’를 하달해 지진 대처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 여부 등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무엇보다 전 행정력을 동원하여 현장에서 피해자 구조지원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문체부 장관, 기상청장 등은 지진 발생 및 여진 가능성 등으로 불안해 하는 국민에게 지진 관련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전파하고, 심리적 안정과 보호조치가 이뤄지도록 하라고 했다.

산업통상부 장관, 국토부 장관, 과기정통부 장관 등에게는 원전, 전기, 통신, 교통 등 국가기반 서비스의 장애 발생 여부를 조속히 점검해 확인하고 응급복구 등 비상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교육부장관은 내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만큼 수능 준비 및 시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대응토록 했다. 이 같은 관련 부처는 모두 지진 상황 종료 시까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에도 인근 울산의 신고리 3호기 원자력발전소는 피해 없이 정상 운영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새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15일 “원전에서 파악된 지진 피해는 없고, 가동 중단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현재 지진값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소방본부도 “건물이 약간 흔들렸다는 신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접수된 구체적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고리 원전 관계자도 “규모 4 이상일 경우 C급 비상발전시스템을 가동한다”며 “고리 원전에서 감지된 이번 포항 지진의 강도는 2.8 규모로 고리 2~4호기, 신고리 1~2호기는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지진 관련 부산 119에 접수된 문의전화는 오후 3시 현재 470건으로 집계됐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5일 오후 2시29분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과 관련해 오후 2시 43분부터 중앙재해대책본부 1단계 가동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발생 즉시 KBS MBC SBS YTN 등 방송국에 재난방송도 요청했다. 중대본 1단계는 신속한 피행상황 파악 및 필요시 긴급조치 등을 위한 조치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도 지진 상황실을 설치했다.

지진은 15일 오후 2시29분31초에 경북 포항 북구 북쪽 6㎞ 지역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5.4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 남남서쪽 8㎞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 이후 1년2개월 만에 규모 5.0이 넘어서는 지진이 찾아온 것이다. 경주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였다. 비슷한 규모의 이번 지진도 같은 단층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의 진앙이 북위 36.12도, 동경 129.36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9㎞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의 최대 진도는 경북 6, 강원·경남·대구·부산·울산·충북 4, 전북 3, 서울은 2였다. 진도 6은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일부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며 벽의 석회가 떨어지기도 한다. 진도 4는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깨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보다 앞서 같은 지역에서 소규모 지진이 2~3차례 있었다. 이날 오후 2시22분44초에는 포항 북구 북서쪽 7㎞ 지역에서 규모 2.6 지진이, 2시22분32초에는 같은 지역에서 규모 2.2 지진이 감지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자연 지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