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방어가 국산? 노량진 상인 86명 무죄

입력 2017-11-15 15:02


일본산 방어를 국산으로 표기한 채 판매한 혐의로 단체로 기소됐던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상인들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 86명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일본산 방어를 국산 방어와 함께 보관하고, 이를 국산으로 표시해 원산지를 속여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채널A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은 지난해 3월 노량진 수산시장의 상인들이 일본산 방어를 국산이라 속여 파는 실태를 고발했다. 해당 방송은 상인들이 경매시장에서 사온 일본산 방어를 수조 안에 넣어 마치 국내산 방어인 것처럼 속여 팔았고, 이렇게 판매한 방어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만 12억8000만원 어치에 달한다고 전했다. 당시 서울 동작경찰서는 원산지를 속여 판 노량진의 수산시장 점포 100여 곳을 적발했다.

‘먹거리 X파일’의 해당 회차 속 제보자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방어를 살 것처럼 “국산이냐”고 물은 뒤 상인들이 답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와 관련해 제보자 이모씨는 법정에서 “상인들이 원산지를 국산으로 표시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한 군데를 제외하고 모두 국산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명선아 판사는 이에 대해 “동영상의 내용에만 비춰보았을 때, 상인들이 해당 기간 일본산 방어 모두를 국내산으로 표시했다는 것이 명확하게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원산지를 국산으로 ‘표시’했다고 볼 만한 장면을 찾을 수 없었고, 이씨도 촬영을 하면서 원산지 자체를 표시하지 않은 상인이 많았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