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는 평소 미용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영부인들은 대통령 해외 순방을 하면 ‘전속 미용사’를 대동한다. 하지만 김 여사는 ‘현지 미용사’를 쓴다. 그 이유는 뭘까?
청와대는 15일 공식 페이스북에 김여사가 ‘현지 미용사’를 쓰는 이유에 대해 “해외 교민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14일 필리핀 마닐라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에서 현지 거주 동포 300여명을 초청해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서울에서도 미용을 해주시는 분이 따로 없는데 해외에 나오면 현지 미용사를 만나 도움을 받고는 한다”며 “순방으로 해외에 나올 때면 ‘어떻게 해야 교민들과 소통의 통로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현지에 있는 분께 머리 손질을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민들에게 듣는 현지의 어려움과 상황들을 늘 대통령에게 전달한다”며 “앞으로도 여러분 스스로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 저를 도와주신 미용사께서 ‘교민들이 동포 간담회를 많이 기다리고 자랑하신다'고 해주셨다”며 “백점 맞은 아이가 집에 돌아가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면서 “앞으로도 더욱 세세히 듣고 열심히 해서 5년 동안 잘 지키고, 우리 동포들이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여사는 앞서 지난 7월 방미 기간에도 한국에서 쓰던 헤어롤과 컬링기를 모두 가져가 현지 교민 미용사에게 머리 손질과 화장을 맡겼었다.
당시 워싱턴에서 김여사의 화장을 맡았던 미용사는 “처음 웨딩샵으로 섭외가 왔을 때 ‘너무 비싸면 안 하겠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특별히 요구하는 스타일은 없었고 그냥 알아서 해 달라고 하셔서 저희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며 “화장도 김정숙 여사가 평소 쓰던 메이크업 제품을 모두 챙겨온 터라 그것을 이용해 도와드렸다. 머리 손질을 하며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동포 간담회를 끝으로 공식 순방 일정을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7박8일간의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