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를 겪은 미국에서 기상 이변에 따른 업무 차질에 대비해 ‘기후 휴가’(climate leave)를 제공하기로 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자연현상에 따른 불가피한 결근으로 인해 징계나 해고를 당하는 직원들을 줄이고, 인재 유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욕의 소프트웨어 기업 포그 크리크가 최근 기상 이변으로 인해 근무할 수 없는 직원을 위해 최고 5일의 유급 기후 휴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그 크리크는 긴급 사태 시엔 더 많은 휴가를 주기로 했다.
애닐 대시 포그 크리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허리케인 기간에 일부 주민들이 불가피하게 결근을 했다가 해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직원을 위한 유급 휴가를 결정했다. 플로리다 노동단체는 허리케인 어마가 덮쳤을 당시 조사대상 134명 가운데 과반이 결근 시 해고 및 징계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시 CEO는 “직원들이 (일자리가) 안전하게 느끼도록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번 결정이 다른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글로벌 IT 기업과 인재 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점도 포그 클리크가 기후 휴가 제도를 도입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포그 클리크 외에 뉴욕의 IT 기업 스택 오버플로도 유급 기후 휴가를 검토하고 있다. 대시 CEO는 이곳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의 디자인 컨설팅 기업 실린더도 기후 휴가를 제공할 방침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