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 블랙박스에 음성 없다… 남은 건 ‘사고 벤츠’ 검사 결과

입력 2017-11-14 17:49 수정 2017-11-14 21:48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고(故) 김주혁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최종 부검결과가 나왔다. 1차 소견과 마찬가지로 사망 원인은 머리뼈 골절 등 머리 손상이다. 알코올 등 약물이나 독물도 검출되지 않았다. 발견된 차량 블랙박스는 음성녹음 기능이 꺼져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의 경위는 여전히 오리무중으로 남게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국과수의 조직 검사 결과 김주혁의 사망 원인은 1차 소견과 마찬가지로 머리뼈 골절 등 머리 손상으로 판단된다고 14일 밝혔다.

국과수는 약독물 검사에서도 미량의 항히스타민제가 검출된 이외에 알코올 등 특기할 만한 약물·독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경찰에 전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심근경색 가능성에 대해서도 심장동맥 손상이나 혈관이상, 염증 등이 없어 심근경색이나 심장전도계의 이상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김씨가 앞서 가던 그랜저 승용차와 두 차례 부딪힌 이후 가슴을 운전대에 기댄 채 양손으로 운전대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비춰볼 때 김씨가 자구력을 잃었을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종 교통사고로 인한 치명적인 머리 손상이 발생하기 전, 사후에 밝히기 어려운 급격한 심장·뇌 기능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뉴시스

지난 2일 뒤늦게 발견된 김주혁의 차량 블랙박스에는 전방 영상만 있을 뿐 차량 내 음성녹음 등이 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주혁이 블랙박스의 음성녹음 기능을 꺼둬 녹음이 안 된 것으로 보고, 블랙박스 본체 등에 혹시라도 음성녹음이 돼 있는지 정밀 분석을 벌이고 있다.

김주혁의 벤츠 SUV 지바겐 차량은 현재 국과수 감정이 진행 중이다. 이 감정은 한 달가량 더 걸릴 전망이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차량 감정 결과가 나와야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찰은 15일 오전 11시에 도로교통공단과 합동으로 사고 장소 조사를 벌여 차량 속도와 타이어 흔적(스키드마크) 등에 대한 분석을 벌일 계획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