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받으려… 모자이크 없는 성심병원 영상 ‘2차 가해’ 논란

입력 2017-11-14 16:29
사진=뉴시스

성심병원이 간호사들에게 재단 체육대회 등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동영상이 모자이크 없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지난 12일 장기자랑에 동원된 성심병원 간호사들의 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는 호소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 ‘좋아요’를 받을 목적으로 (간호사들 얼굴을) 모자이크 없이 마음대로 업로드하고 있다”며 “그 간호사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 모자이크 없이 게시된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캡처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성심병원’ ‘성심병원 장기자랑’ 등의 단어가 자동완성으로 검색되고 있다. 게시된 동영상 중에는 모자이크 없이 자극적인 첫 화면을 내건 것도 있다. ‘성심병원 장기자랑 7분38초 풀영상’ ‘2가지 버전 영상’ 등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제목도 있었다. 또 과거 성심병원 장기자랑 동영상을 연도별로 정리해 올려놓은 채널도 다수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는 SNS와 동영상 사이트의 운영 특성상 동영상 게시자들은 많은 수의 ‘좋아요’와 조회 수를 기록할수록 높은 수익을 얻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 한 네티즌은 “모두가 사건에 분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야한 동영상처럼 계속해 소비되고 있다”며 “모자이크도 없이 유포되는 동영상을 본다면 강제 동원된 간호사들은 수치심을 느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건은 지난 10일 한림대 성심병원 5곳을 운영하는 일송학원이 합동체육대회에서 간호사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내부 문건이 확인됐다는 MBN 보도로 알려졌다. 이후 간호사들의 제보가 잇따르며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송학원은 14일 윤대원 이사장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논란이 된 모든 사안에 대해 더는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깊이 인식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