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보험금’ 4557만원 아들 모교에 쾌척한 60대 여성

입력 2017-11-14 11:53 수정 2017-11-14 13:01
14일 오전 충북 옥천에 사는 김소임(오른쪽)씨가 충북도립대학을 찾아 (재)충북도립대학발전재단 함승덕 이사장에게 장학금 4557만원을 쾌척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북도립대 제공)

대장암 수술을 받은 60대 여성이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 중 치료비를 뺀 나머지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해 눈길을 끈다.

충북 옥천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김소임(62·여)씨는 14일 충북도립대학을 찾아 (재)충북도립대학발전재단(이사장 함승덕 총장)에 장학금 4557만원을 쾌척했다.

평범한 전업주부였던 김씨는 수년 전 갑자기 대장암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이때 건강을 회복하면 사회에 봉사도 하고, 어려운 이웃도 보살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김씨는 건강을 회복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고, 2년 전부터 사회봉사 차원에서 파트타임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다.

김씨는 청소년 보호와 지도 단체인 한국BBS(Big Brothers and Sister) 충북연맹에서 청소년지도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사회에 봉사해야겠다는 다짐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번 장학금 기탁도 이 같은 사회봉사 의지의 실천이다.

충북도립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잘 살고 있는데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김씨는 "평소에 지역 사회에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많은 고민을 하다 아들의 모교인 도립대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면서 "가정형편이나 장애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쓰였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는 김씨에게 감사패를 주고 '김소임 장학금'을 신설해, 김씨가 기탁한 장학금의 이자로 해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또 학교 본관 1층 벽면에 김씨의 이름을 새기고 계속 기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사회봉사의 의미를 알리고, 김씨의 이름을 시작으로 1층 벽면에 더 많은 기탁자의 이름이 새겨지길 바라는 소망도 담겠다는 의미다.

함승덕 총장은 “우리 대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준 것에 감사드리고, 기탁한 발전기금은 뜻에 따라 소중히 사용하겠다”라며 “이 장학금은 학생들이 국가와 지역사회 균형 발전에 이바지하는 전문기술인재로 성장하는데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