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과목인 '비뇨기과'가 63년만에 '비뇨의학과'로 문패를 바꾼다. 1954년 대한비뇨기과학회 창립 후 사용돼 온 비뇨기과 명칭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명칭 변경은 이달 중 시행된다.
복지부는 "비뇨기과의 진료 영역과 연구 범위가 확대되는 국내외 추세를 반영하고. 일본식 표현을 포함한 '비뇨기(泌尿器)'의 명칭을 우리말 표현에 맞게 정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비뇨기과학계에서는 그간 진료과목 이미지 개선과 진료영역 정립을 위해 전문진료과목 명칭을 바꾸려고 추진해 왔다. 올해 3월 대한의학회와 대한의사협회도 명칭 변경을 인준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천준 회장은 "비뇨기과 진료를 받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한 일로 여겨지면서 비뇨기과를 기피하는 사회적 인식이 만들어졌다"며 "비뇨의학과로 명칭을 바꿔 비뇨기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법적 용어는 비뇨의학과로 바뀌지만 영문명(urology), 학회명(비뇨기과학회)은 유지된다. 대학병원·종합병원 대부분은 개정안 공포에 맞춰서 비뇨의학과로 명칭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원급의 명칭 변경은 권장사항일뿐 의무는 아니다.
그동안 진료과목 명칭 변경은 마취과→마취통증의학과, 정신과→정신건강의학과, 진단방사선과→영상의학과, 소아과→소아청소년과 등의 사례가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