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27)가 유엔 연설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말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의 휴전결의안을 채택한 제72차 유엔 총회에서다.
김연아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특별 연사로 단상에 섰다. 유엔 연설은 관례상 한 국가의 대표자 1명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진다. 유엔은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례적으로 김연아의 추가 발언을 허용했다. 김연아는 여기서 4분여 동안 영어로 말했다.
김연아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두 번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1개씩 수확했다. 그는 “두 번의 올림픽에 출전했고 유니세프 국제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인종 지역 언어 종교를 뛰어넘는 스포츠의 힘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의 화합으로 감동했던 소녀 시절의 기억도 떠올렸다. 그는 “10세 때 남북한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며 “오늘 유엔 총회에서 올림픽 휴전결의안이 채택됐다. 다시 한 번 스포츠의 힘을 느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안건은 동‧하계 올림픽 기간 중 전쟁하지 않겠다는 유엔 회원국 간 협의다. 올림픽 개최국 주도로 1993년부터 2년 마다 유엔 총회에서 채택됐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은 2년 간격으로 열린다. 올해 올림픽 휴전결의안은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된 시점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평화와 인류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세계인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