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병사 수술’ 이국종 교수 “세상에 빚 많아 웃을 일 없다”

입력 2017-11-14 09:14 수정 2017-11-14 09:24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귀순하다 총격 당한 북한군 병사가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치료 전문의 이국종 교수의 수술 받았다. 이 가운데 수술을 집도한 이 교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1995년 아주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3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대학병원과 영국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에서 외상의 수업을 받았다. 2010년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 센터장으로 임명됐다. 총상 분야의 국내 권위자로 통한다.

이 교수는 2011년 우리 군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인질을 구출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피랍 선박인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 선장을 한국으로 후송해 집도한 의사다.


이 교수는 과거 JTBC 예능프로그램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굉장히 아픈 기억이 많아서 (말하는대로) 출연을 고사했었”며 “몇 달씩 사투를 벌이다가 떠나보낸 환자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다 기억나기 때문에 세상에 빚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웃을 일이 없다”고 말해 시청자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이 교수는 또 “헬기는 1년에 200번 정도 탄다. 처음 외상 외과 의사로서 트레이닝 받을 때 저를 가르쳤던 교수님이 ‘환자에게 가까이 가면 갈수록 환자가 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것이 우리 외상센터의 모토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MBC 드라마 ‘골든타임' SBS '낭만닥터 김사부' 등 메디컬 드라마의 실제 모델이냐는 질문에 “골든타임의 최희라 작가가 우리 병원에서 두 달 동안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골든타임’은 잘못된 용어이고, 골든아워가 맞는 용어”라고 전했다.


‘의사로서의 원칙은 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교수는 “그냥 직업인으로서의 원칙이라면 진정성이다”면서 “진심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 인생을 돌이켜볼 때 정말 진정성 있게 일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3일 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이날 오후 4시 40분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헬기로 이송돼 곧바로 수술실로 옮겨져 이국종 교수가 수술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14일 새벽 수술을 마친 뒤 “전날 오후 5시부터 수술에 들어가 5시간에 걸친 수술에서 총상 흔적 5~6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상 대부분이 관통상이어서 7~8곳의 장기 손상이 있었고 수술을 마친 귀순 병사는 현재 개복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며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 호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