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환자 10명 중 8명 '가슴 지켜낸다'

입력 2017-11-13 23:03

지난 20년간 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0기, 1기 등 조기 유방암 환자 비율이 1.5배 증가했다. 유방암 수술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은 여성의 상징인 가슴을 지켜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는 최근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유방암 수술 3만례를 달성하고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유방암 수술 환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95년에는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조기 유방암(0기 및 1기)환자 비율이 37.8%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57.8%로 약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기 발견 및 치료법의 발달로 암 덩어리만 떼어내고 남은 가슴은 보존하는 ‘유방보존술(부분절제술)’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1995년에는 10명 중 1명만이 유방보존술을 받았지만 2014년에는 3명중 2명이 유방보존술을 받았다.

과거 유방보존술은 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0기 또는 1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수술 전 항암치료 등 치료법의 발달로 암의 크기를 줄여서 제거해야 하는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어 그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유방 전체를 절제해야하는 나머지 3명중 1명의 경우에도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보형물 등으로 유방 형태를 복원해주는 수술인 ‘동시 복원술’을 받는 환자들의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2005년에는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약 24%만이 동시복원술을 받았지만 2014년에는 약 50%의 환자가 동시복원술을 받았다. 20년 사이에 동시복원을 받는 환자 비율이 약 2배 증가 한 것이다.

동시 복원술의 수술 기법도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동시 복원수술을 통해 환자 자신의 피부만 보존하는데 그쳤지만, 최근에는 환자 자신의 피부는 물론이고 유두까지 보존하는 환자들의 비율이 60%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으로 유방암 수술받은 환자 10명 중 8명은 유방보존술 또는 유방전절제 및 동시복원술을 통해 여성의 상징인 가슴을 지켜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유방암센터 안세현 소장(유방외과 교수)은 “서울아산병원의 최근 10년간 유방암 5년 생존율은 92% 이상으로 세계적 수준”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고민한 결과 암을 떼어냄과 동시에 유방을 복원하고 피부는 물론 환자 자신의 유두까지 성공적으로 보존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