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건립 놓고… “절대 안돼” vs “종북 물러가라”

입력 2017-11-13 16:02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박정희도서관) 앞은 좌·우파 충돌로 소란했다.

박정희도서관에서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기증식이 열렸다.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단체들이 시위를 벌이고, 건립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기증식은 좌우 대결의 장이 됐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시민단체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으로부터 4.2m 높이의 동상을 기증받아 기념관 정면에 세울 예정이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박정희동상 설치저지 마포비상행동’은 도서관 앞에서 동상건립 반대 기자회견 및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박정희동상 절대 안돼’ ‘헌정질서 파괴주범의 동상이 웬말이냐’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동상건립 반대를 외쳤다. 건립 지지측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종북좌빨 물러가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경찰은 좌우단체의 충돌에 대비해 의경 1개 중대 80명을 동원, 양측을 분리했지만 이들은 기증식 시작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기증식 직전 폭행사건도 발생했다. 동상건립 반대 측 참가자 윤모(53)씨는 기증식 참가자 박모(40)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경찰서에서 합의해 추가 조사 없이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박정희 동상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9일에는 지난해 12월 박정희 흉상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망치로 내리쳐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모(33)씨가 법원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