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국론분열’ 이명박, “대한민국 성장 비결은 단합된 힘” [전문]

입력 2017-11-13 15:21
사진 = 이명박 페이스북 캡쳐

바레인을 방문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페이스북에 바레인에 도착한 소감과 강연 계획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바레인 주재) 외교사절 및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저는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강조할 예정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이 ‘국민 단합’을 강조한 것은 전날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국론 분열’이라고 비판한 것과 연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던 사람 중에 한 명”이라며 “지난 6개월 적폐청산이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것들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폐청산으로 사회 모든 분야가 갈등과 분열이 깊어졌다”며 “이러한 방식의 적폐청산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위기에 처한 시기에 안보 외교 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현대건설 재직 시절 바레인에 있는 조선소 건설을 수주했을 때의 일화를 이야기하며 자신과 바레인과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의 이번 페이스북 게시물은 지난 9월 28일 문재인 정부의 적페청산을 비판한 이후 한 달 반 만에 등록됐다. “또 소식 전하겠다”는 말로 글을 마친 이 전 대통령이 최근 정국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온 만큼 SNS를 통해 향후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은 바레인에서 나흘간 머물며 현지 각료들에게 ‘한국의 성장 비결’을 주제로 강연한 뒤 입국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명박 페이스북 글 전문

페친 여러분,
저는 바레인 마나마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서 저를 마중나온
마이 빈트 모하메드 알 칼리파 문화장관과 만났습니다.
우연히 저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해외판: The Uncharted Path) 읽고
한국의 발전경험을 나눠달라며 초청했습니다.
바레인과의 인연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5년 현대가 바레인 아랍수리조선소 건설을
수주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우리 1인당 GDP는 2,500 달러 정도였는데
신생 울산현대조선소가
1억3천7백만 달러의 대규모 해외 공사를 수주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는 중동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일이었을 뿐 아니라
1973년 1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외교사절 및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저는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강조할 예정입니다.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