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직전 수입차에 ‘포토샵’…4억7000여만원 챙긴 대출사기 일당

입력 2017-11-13 10:51
파손된 차량(왼쪽)을 포토샵을 이용해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한 사진.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폐차 수준의 수입차를 '무사고' 차량으로 속여 캐피탈사로부터 4억7000여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총책 최모(28)씨를 구속하고, 모집책 노모(2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서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 혐의(사기)로 엄모(29)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 등은 2016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사고로 크게 부서진 수입차를 헐값에 사들인 뒤 엄씨 등에게 판매하는 것처럼 대출계약서를 허위로 꾸며 A캐피탈사 등 5곳으로부터 18차례에 걸쳐 4억7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 중고차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최씨 등은 사고 차량만 전문적으로 매입해 판매하는 '잔존물 취급업체'에서 파손된 차량 18대를 1대당 100만~1000만원에 샀다.

이후 최씨는 캐피탈사가 차량 구입에 따른 대출금이 3000만원 이상인 경우, 현장 확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리고 포토샵으로 사진에서만 차량을 새 차처럼 바꿔놓았다. 또 3000만원 이하 대출을 받을 때는 포토샵으로 사진을 조작하지도 않은 채 서류만 제출했다.

엄씨 등은 1건당 150만~200만원을 받고 최씨 등에게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캐피탈사로부터 받은 돈으로 엄씨 등의 차량할부금을 일부 대납해줬다.

그러나 최씨가 대납해주지 않고 연체되자 캐피탈사는 엄씨 등에게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면서 폐차 수준의 차량으로 대출을 받아간 것을 알게 됐다.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지난 6월 수사에 착수, 최씨 일당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건전한 중고차 거래가 이뤄지도록 자동차 대출사기 사범을 지속해서 단속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러한 '자동차 할부금융 구조화 사기'를 예방하도록 캐피탈사에 대출절차를 개선·보완할 것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